지난 주말 해방촌 독립서점들을 다녀왔다. 집에서 해방촌까지는 1시간 거리였다. 해방촌 쪽은 정말 오랜만에 간다. 특별히 친구를 만나거나 용무가 있지 않으면 집 근처와 일터를 왔다 갔다 하는 삶이라서 낯선 곳을 가야 할 땐 긴장하게 된다.
# 해방촌까지 가는 방법들
해방촌까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갈 수 있었는데, 나는 1호선 서울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보성여중고 입구에서 내리는 루트를 선택했다. 버스는 운 좋게도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주말엔 집회가 있어 우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배차간격이 15~20분은 되는 것 같던데, 버스가 빨리 오지 않았더라면 오랜 시간 땡볕 아래 정류장에서 기다렸을 뻔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 장소를 가야 해서 이런 루트로 가긴 했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1호선 남영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후암동 종점에서 내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 "스토리지북앤필름" 로터리점은 후암동 종점에서 가깝고, 그곳으로 가는 마을버스 등을 이용하는 게 더 접근성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남산 풍경 구경
1호선 서울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보성여중고 입구에서 도착하면 멋진 정류장을 먼저 만나게 된다. 보통의 정류장과는 다르게 햇볕을 피할 수 있고, 사람들이 그늘 아래 충분히 쉬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차라도 한잔 사 왔으면 경관 좋은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나 역시도 약속 시간보다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한동안은 책을 보며 앉아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한쪽에선 서울타워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동네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빽빽하게 박혀있는 집들은 무더운 날씨와 더불어 답답해 보였지만, 서울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고지대에 서서 시야가 확 트이는 그런 풍경을 보니 그것대로 볼만했다. 평상시에 자주 볼 수 있는 경관은 아니니까. 주말 무더운 한낮, 쨍한 파란 하늘 아래 숨을 고르며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춰 천천히 움직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