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데 비가 온다. 아이들이 재밌게 뛰어놀아야 할 날인데, 이렇게 비가 오니 안타깝다. 주말에도 비예고가 있으니 이번 주는 차분한 분위기의 연휴가 될 것 같다. 요새는 날이 많이 더워졌지만 아침, 저녁으론 조금 쌀쌀한 감이 있다. 그리고 비가 이렇게 한 번씩 올 때면 긴 옷을 주섬주섬 덧입게 된다.
며칠 전엔 거리를 지나다가 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요 며칠간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있었고, 하늘이 파래서 발걸음이 가벼웠었다. 맘에 여유가 생겨서인지 하얗게 생긴 꽃 뭉텅이가 내 눈길을 붙들었고, 핸드폰을 꺼내 들게 되었다. 조금 멀리서 보면 뭉텅이진 모습이 하얀 브로콜리 같았고 소담스럽게 보여서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지나다니다 보면 꽤 이 꽃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꽃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라서 보면 '아, 예쁘다' 정도의 감탄사만 나오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려고 보니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 부랴부랴 구글 써치를 해보았다. 찍은 사진을 구글 렌즈에 올려 꽃의 이름을 알아보니 이 꽃이 '수국' 이란다. 말도 많이 듣고, 지천에 깔려 있는 느낌이지만, 관심 없이 훅 지나치다 보니, 꽃을 보고도 특정하지 못했다. 나의 무심함이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수국은 초여름에 꽃이 피고, 처음엔 흰색이었다가 점차 청색이 되고 다시 붉은색이 더해져서 나중엔 보라색이 된다고 한다. 토양의 성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단다. 꽃 자체의 색소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정된 특정색을 원한다면 토양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읽으니 순간 그동안 봐왔던 다양한 색들의 수국이 떠올랐다.
아무리 안 예뻐도 자꾸 보면 예뻐 보인다고 하고, 내가 관심을 가질수록 애정이 솟게 된다. 내가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나에게 정말 어여쁜 꽃이 되어준다. 꽃의 이름을 알게 된다. 관심을 갖게 되고, 감동을 느끼고, 교감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은 것들에 무심했던 나를 반성해 본다. 마음을 열수록 내 삶이 더 풍성해지게 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