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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by 느릿하게 2023. 5. 3.

최근 들어 딸기가 비싸지 않아 많이 사 먹게 되었다. 퇴근길에 지나가게 되는 과일 상점이 있는데, 요새 딸기 2팩을 5000원 정도씩 팔아서 먹고 싶을 때면 가볍게 사게 된다. 혹시 무른 걸 파는 게 아닌가 싶어 사장님께 여쭤보니 매일 물건이 들어온다고 하시며 걱정 말라고 한다. 그리고 비닐에 담아 주시긴 전 딸기팩 안을 두루 돌려가며 혹시나 무른 것은 없는지 확인까지 해주시고 건네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에 딸기를 사 갖고 오면, 빨리 씻어서 먹어줘야 한다. 좀 시간을 뒀다 먹으면 역시나 빠르게 물러지기에 맛있게 딸기를 먹으려면 좀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딸기는 나의 최애 과일이지만, 그렇게 막 원 없이 먹은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요즘과 같이 딸기가 저렴하게 나올 때는 너무 신난다. 

 

예전에는 농장에 가서 딸기 체험을 하고, 딸기 뷔페에 가서 딸기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와 장식물들을 보고 황홀해했던 기억이 난다. 딸기 밭에 직접 가서 딸기로 만든 술을 사고, 딸기밭 사장님께 왜 딸기를 키우게 되고, 딸기는 왜 수입을 해올 수 없는지 등등 얘기를 들었던 적도 있다. 왜 이렇게 딸기를 좋아하는 건지는 나도 잘 설명할 수는 없다. 적당한 당도, 귀여운 빨간 자태, 씻어서 한입에 쏙 먹을 수 있는 알맞은 크기 등이 그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를 첨 만났을 때, 맘이 맞고, 결이 맞는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딸기도 애초에 나의 입맛에 딱 맞는 소중한 음식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딸기도 이제 시기상 끝물인 것 같다. 슬슬 더워지고, 엊그젠가는 아빠가 오다가 사 오셨다며 참외를 내미셨는데, 맛이 들어 꽤 달았다. 이제 딸기는 내년 이맘때쯤까지 한동안 자취를 감출 것이다. 앞으로는 가끔씩 케이크 속에 든 딸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이 먹을 수 있었던 이때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딸기